← 물류 뉴스 전체보기
운임

컨테이너 운임 6주 연속 상승, 미주 항로가 이끄는 '고운임' 국면 — 언제까지 갈까

출처 · 이비엔(EBN)뉴스센터, 2026년 9월 7일 · 2026-09-14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이 하반기 들어서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당초 조기 성수기 효과가 사라지고 신조선 공급이 늘면서 하반기에는 운임이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제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운임은 6주 연속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으며, 특히 미주 항로에서 예상보다 견조한 수요와 선사들의 선복(船腹) 조절이 맞물리면서 고운임 국면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SCFI, 7월 말 이후 12% 상승

상하이해운거래소(SSE) 집계에 따르면 9월 4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590.05를 기록해 전주(3509.53) 대비 80.52포인트(2.3%) 상승했다. 이는 지난 7월 31일 3205.97을 기록한 이후 6주 연속 상승세이며,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약 12%에 달한다. SCFI는 상하이항운교역소가 매주 금요일 상하이발 주요 15개 항로의 스팟(spot) 운임을 반영해 산출하는 대표적인 해상 운임 지수로, 국내외 화주와 포워더들이 시황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지표다.

이번 상승세는 미주 항로가 명확히 주도하고 있다. 미주 동안(East Coast)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 1개당 1만324달러로 전주보다 278달러 올랐고, 미주 서안(West Coast)도 7242달러로 302달러 상승하며 두 항로 모두 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주 동안 운임이 1만 달러 선을 유지한 것은 2022년 6월 이후 약 4년 만의 일로, 그만큼 이번 강세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유럽 항로는 사뭇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럽 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개당 2643달러로 전주보다 73달러 내렸고, 지중해 항로도 3442달러로 115달러 하락했다. 중동 항로 역시 6135달러로 소폭(4달러) 떨어졌다. 결국 미주 항로의 강한 상승폭이 유럽·지중해·중동 항로의 하락분을 상쇄하면서 SCFI 종합지수 전체를 끌어올린 셈이다.

다른 글로벌 운임지수에서도 항로별 차별화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해운 컨설팅업체 드류리(Drewry)가 집계하는 세계컨테이너지수(WCI)는 9월 3일 기준 1FEU당 4465달러로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세부 항로별로는 온도차가 컸다. 상하이~로스앤젤레스(LA) 구간은 한 주 새 5%, 상하이~뉴욕 구간은 3% 상승한 반면, 상하이~로테르담은 5%, 상하이~제노바는 10% 하락했다. 미주행과 유럽행의 방향성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예상보다 길어진 미주 성수기 — 무엇이 원인인가

당초 시장에서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경에 대비한 조기 선적 수요가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전통적인 성수기 물량 상당 부분이 이미 소진돼 하반기에는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 7월 관세 변경 전 재고 선적이 집중돼 성수기 물량이 조기에 반영됐다며, 올해 스팟운임이 상반기에 강하고 하반기에 약해지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흐름은 이런 전망을 벗어났다. 글로벌 운임분석업체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극동~미 동안 항로의 평균 스팟운임은 7월 초 이후 25% 상승해, 2022년 1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록했던 최고점보다 불과 14% 낮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같은 기간 극동~북유럽 운임이 18%, 지중해 항로가 28% 하락한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즉 하반기에도 미주행 수요가 꺾이지 않고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선사들의 공급 조절, 즉 선복 관리도 운임 강세를 지지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드류리에 따르면 다음 주 태평양 항로에서 예정된 임시 결항(blank sailing)은 6회로, 이번 주 대비 두 배 수준이다. 선사들이 의도적으로 운항 횟수를 줄여 공급을 조절함으로써 운임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는 뜻이다. 드류리는 이러한 견조한 수요와 선사들의 지속적인 선복 관리가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는 미주 운임이 현재의 안정적인 고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조선 공급 확대는 여전한 하방 변수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신조선 공급 확대가 운임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규모로 발주됐던 컨테이너선들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투입되고 있는데, 만약 물동량 증가 속도가 이 신규 선복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운임 조정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세계 2위 해운사인 머스크(Maersk)가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최대 42척, 약 12조원 규모의 신조 발주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몇 년간 글로벌 선복량은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향후 운임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미주 항로 수요의 지속 여부 ▲신조선의 인도(delivery) 속도 ▲선사들의 선복 조절 지속 여부, 이 세 가지로 요약된다. 현재로서는 고운임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HMM 등 국내 컨테이너선사들에도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지고 있으나, 신조선 인도가 본격화되는 시점부터는 시장 분위기가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계속 쏠리고 있다.

국내 수입 화주 입장에서의 시사점

미주 항로 중심의 이번 운임 강세는 대미 수출입 비중이 큰 화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아시아 역내 항로나 국내 수입 물류 전반에도 간접적인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 선사들이 상대적으로 운임이 좋은 미주 항로에 선복을 우선 배정하면서 다른 항로의 선복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지거나, 성수기 부대비용(surcharge)이 함께 오르는 경우도 흔하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수입 물량 스케줄을 계획 중인 화주라면, 운임 자체보다 선복 확보 가능성과 부대비용 변동까지 함께 점검해두는 것이 안전하다.